한국이나 미국과 달리 유럽은 에어컨 보급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으로 20%를 넘지 않습니다. 한국 에어컨 보급률이 가구당 0.97대인 것과 비교하면 꽤 많은 차이가 납니다. 어째서 유럽은 에어컨 보급률이 낮은 걸까요?
첫째로 유럽의 많은 지역 중에서 북유럽 국가들은 온화한 기후에 속합니다. 여름철에도 무더위가 지속되는 기간이 짧고 기온이 크게 상승하는 일이 드물기 때문에 에어컨의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낮습니다. 또한 전통적으로 유럽의 여름은 시원한 밤과 온화한 낮의 기온으로 인해 에어컨 없이도 충분히 견딜 수 있는 환경입니다.
둘째로 유럽의 건축물 특징은 벽이 두껍고 창문이 작으며 이러한 구조는 자연적으로 건물 내부의 온도를 여름에는 실내를 시원하게 유지하고 겨울에는 따뜻하게 보호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와 반대로 에어컨을 많이 사용하는 다른 지역에서는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해 설계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유럽은 실외기를 주택 외부에 설치하지 못하는 규제도 한몫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유럽에서는 에너지 효율성과 환경 보호에 대한 의식이 높습니다. 에어컨은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는 가전제품으로 에너지 절약과 온실가스 배출 감소를 위한 유럽의 환경 목표와 어울리지 않습니다. 따라서 많은 유럽 국가에서는 에어컨 사용을 제한하거나 에너지 효율이 높은 대안을 찾고 있습니다.
그러나 기후 변화와 온난화의 영향으로 유럽의 여름철 기온이 점차 상승하고 있으며 에어컨에 대한 수요도 점차 증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남유럽 지역에서는 여름철의 폭염이 일상화되면서 에어컨 설치가 늘어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