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은 진화의 결과입니다. 비만은 단순히 잘못된 식습관 때문만이 아니라, 사실은 우리 조상들의 생활 방식에서 비롯된 면도 있어요.
아주 오래전, 인류의 조상들은 지금과는 아주 다른 환경에서 살고 있었어요. 당시에는 식량이 항상 풍족하지 않았기 때문에 먹을 수 있을 때 최대한 많이 먹어두는 것이 생존에 유리했어요. 이때문에 우리 몸은 먹을 것을 많이 저장해서 나중에 에너지가 필요할 때 사용할 수 있도록 지방으로 바꾸어 쌓아두는 능력을 발달시켰어요. 이렇게 몸에 지방을 비축해 두면 식량이 부족할 때 살아남을 가능성이 커졌어요. 이게 바로 비만 유전자의 기원이라고도 볼 수 있는 거예요.
우리의 몸은 본래 굶주림의 시기에 대비해서 지방을 저장하도록 설계된 거죠. 사냥에 실패했거나 가뭄이 들었을 때는 며칠 동안 아무것도 먹을 수 없는 상황이 생기곤 했어요. 그래서 우리 조상들은 먹을 수 있을 때 가능한 한 많은 열량을 섭취하고, 그걸 몸에 저장하는 식으로 생존해 온 거예요. 이런 특성이 세대를 거쳐 오늘날 우리에게까지 이어져 온 거죠.
그런데 문제는 현대 사회에서 발생했어요. 이제는 식량이 너무 풍부해졌고, 언제든 쉽게 음식을 구할 수 있게 되었어요. 심지어 우리가 섭취하는 음식은 예전보다 고열량이기도 하죠. 그런데도 우리의 몸은 여전히 '먹을 수 있을 때 많이 먹어두자'라는 옛날 방식으로 작동하고 있어요. 그래서 과잉 섭취된 열량이 지방으로 축적되어 비만으로 이어지는 거예요. 더 이상 생존을 위해 지방을 쌓아둘 필요가 없지만, 우리의 몸은 아직도 그렇게 행동하고 있는 거죠.
비만은 이렇게 인간의 진화적 특성이 현대 사회와 맞지 않아서 발생하는 문제라고 볼 수 있어요. 옛날에는 필요한 생존 전략이었지만, 지금은 과도한 지방 축적으로 건강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거죠. 그래서 비만을 단순히 '게으름'이나 '먹는 양'의 문제로만 볼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