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4년에 제임스 하디 박사가 시행한 침팬지 심장을 인간에게 이식하는 수술은 환자가 불과 두 시간 만에 사망하는 비극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그 후로도 여러 차례의 동물 심장 이식 시도가 있었으나 모두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CRISPR 유전자 편집 기술의 발전으로 돼지의 유전자를 조작하여 인간과의 호환성을 높이는 연구가 진행되었고 돼지 장기를 이식하는 새로운 시도의 이어질 수 있었습니다. 유전자 4개를 삭제하고 6개를 수정하여 돼지 장기가 인간 몸에서 호환되는 장기를 만들 수 있게 되었습니다.
2022년 1월 7일 메릴랜드 대학교 볼티모어의 심장외과 의사 바틀리 그리피스 박사는 이러한 연구를 바탕으로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돼지 심장을 인간에게 이식하는 수술을 시행했습니다. 57세의 환자 데이비드 베넷은 돼지의 심장을 이식받았고 처음에는 심장이 정상적으로 기능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나 이식 후 60일이 지난 후 베넷은 사망했으며 그의 사망 원인으로 세 가지 가능성이 제시되었습니다.
이식 후 발생한 문제
- 거부 반응: 베넷의 사례에서 가장 가능성이 높은 원인은 장기 거부 반응입니다. 돼지 심장은 인간의 면역 체계에 의해 이물질로 인식될 수 있으며 면역 체계가 이식된 심장을 공격하여 기능을 저하시킬 수 있습니다. 비록 유전자 편집으로 인간에게 호환성을 높인 돼지 심장이었지만 완전한 거부 반응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었을 수 있습니다.
- 면역 글로불린(IVIG)에 의한 부작용: 베넷은 감염 치료를 위해 면역 글로불린(IVIG)을 투여받았습니다. IVIG는 다양한 항체를 포함하고 있어 면역 체계를 강화하는 역할을 하지만 이 과정에서 돼지 심장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을 유발했을 수 있습니다. 특히 IVIG 내의 돼지 항체가 이식된 심장을 공격하면서 거부 반응을 일으킨 것으로 추정됩니다.
- 돼지 바이러스: 사이토메갈로 바이러스(pCMV)의 감염입니다. pCMV는 일반적으로 돼지에게서 발견되며 대부분의 경우 돼지의 건강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 바이러스가 이식된 심장을 통해 인간이 감염되면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으며 베넷의 경우에는 이 바이러스가 장기의 기능을 저하시켰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마치며
매일 17명의 환자가 장기 이식 대기 목록에 이름을 올려놓고도 이식받지 못해 사망하고 있으며 장기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이종 장기 이식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기술이 초기 단계이며 실제로 이식받을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서는 많은 연구와 실험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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