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여러분은 "한국 사람들은 겨드랑이에서 땀 냄새가 안 난다"는 말을 들어본 적 있나요? 단순한 소문이 아니라 과학적으로도 근거가 있는 이야기랍니다. 한국인을 포함한 동아시아 사람들은 다른 인종에 비해 겨드랑이에서 나는 불쾌한 냄새가 덜 나는 특징이 있어요. 왜 그럴까요?
냄새의 원인
겨드랑이 냄새는 대부분 아포크린 땀샘에서 나오는 땀 때문이에요. 사람의 몸에는 두 가지 주요한 땀샘이 있어요. 첫 번째는 에크린 땀샘으로, 몸의 온도를 낮추기 위해 대부분 물과 염화나트륨(소금)으로 이루어진 땀을 분비해요. 두 번째는 아포크린 땀샘인데, 이 땀샘은 겨드랑이, 사타구니 등 특정 부위에만 있으며, 지방과 단백질이 섞인 땀을 분비합니다. 아포크린 땀샘에서 분비된 땀은 피부에 있는 박테리아와 만나면 냄새가 나기 시작해요. 즉, 아포크린 땀샘에서 나오는 땀이 냄새의 주범인 거죠.
그런데 한국인이나 일본인 같은 동아시아 사람들은 다른 지역 사람들에 비해 아포크린 땀샘의 수가 훨씬 적어요. 어떤 사람들은 아예 아포크린 땀샘이 거의 없는 경우도 있을 정도랍니다. 이 때문에 겨드랑이에서 나오는 땀 냄새가 거의 나지 않거나 매우 약한 거예요. 반면, 서양인이나 아프리카 사람들은 아포크린 땀샘의 수가 많아서 겨드랑이 냄새가 더 강하게 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차이는 유전자 때문이에요. 아포크린 땀샘의 발달은 ABCC11이라는 유전자에 의해 결정되는데, 한국인 대부분은 이 유전자가 땀샘을 많이 발달시키지 않는 형태를 가지고 있어요. 그래서 겨드랑이 냄새가 덜 나는 거죠. 한국인 중 약 90% 정도가 ABCC11 유전자를 가지고 있어 겨드랑이 냄새가 거의 나지 않아요.
귀지도 겨드랑이 냄새와 관련이 있다는 걸 알고 있었나요? 아포크린 땀샘과 ABCC11 유전자는 귀지의 형태에도 영향을 미쳐요. 동아시아 사람들은 보통 귀지가 건조한 형태인데, 이 역시 아포크린 땀샘이 적기 때문이에요. 반면에, 아포크린 땀샘이 많은 사람들은 젖은 형태의 귀지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귀지가 건조한 사람일수록 겨드랑이 냄새가 덜 나는 경우가 많답니다.